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는 어디일까? 가장 쾌적한 도시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찬사를 듣는 곳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스웨덴의 ‘말뫼’라는 도시이다. 말뫼는 도시 전체가 재생 에너지 100%를 실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친환경 도시로 유명하다.
원래 말뫼는 1980년대까지 세계 조선업계의 강자로 군림했었다. 그러나, 조선업의 주도권이 빠르게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권으로 넘어가면서, 말뫼는 도시의 경제 사정이 극도로 나빠졌다. 말뫼에는 조선업을 위한 ‘코쿰스 크레인’이라는 초대형 크레인이 있었다. 코쿰스라는 회사는 1987년에 파산했고, 코쿰스를 인수한 BWS라는 회사도 역시 열악한 자금난으로 파산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BWS는 대형 ‘코쿰스 크레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크레인을 인수한 회사가 바로 현대 중공업이었다.
이 사건이 국제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초대형 크레인의 매각 가격이 단돈 1달러였기 때문이었다. 현대중공업은 크레인 가격으로는 1달러만 내고, 대신 해체와 운송을 모두 자기 비용으로 부담키로 했다. 크레인을 해체하고 스웨덴에서 한국의 울산까지 운송하는 데에 든 비용은 약 220억 원이었다. 2002년 9월 25일 도시의 자존심인 코쿰스 크레인이 1달러에 해체될 때, 말뫼 시민들은 그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스웨덴 국영방송은 그 장면을 장송곡과 함께 내보내면서 ‘말뫼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말뫼는 조선소가 문을 닫자 도시 인구의 10%인 2만 7000명이 거리로 내몰리는 수난을 겪었다. 그랬던 말뫼에 스웨덴 정부는 우선 말뫼와 덴마크 코펜하겐을 바닷길로 잇는 7.8㎞의 다리를 건설했다. 대규모 공공투자로 실업자를 흡수하고,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City of Tomorrow’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말뫼는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인 ‘SURE(Sustainable Urban Revitalization of Europe)’와 신재생에너지 도시계획인 ‘RESECO(RES Energy Concept)’를 통해 도시재생에 돌입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지역 건물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공급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말뫼시는 버려진 항구와 공장지대를 환경 친화적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조선업을 위해 썼던 재원을 신재생에너지와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현재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태양열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다. 이 덕에 말뫼는 유럽을
대표하는 생태 도시로 탈바꿈 했다.
말뫼에는 친환경 주거단지 ‘Bo01’이 있다. Bo01지구에 개발된 주택을 살펴보면, 각 지붕 모퉁이에 빗물이 내려오는 수로를 만들어 빗물을 지하 탱크에 모아 다시 생활용수로 사용하거나 조경수로 사용한다. 건물 옥상에 태양열판을 설치해 Solar Energy로 지역 내 난방 수요를 충당한다. 또한, 거주자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리도록 친환경 교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거주지 내부에 자동차 도로를 없애고 지하 주차장을 만들어 지상의 도로는 보행자와 자전거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이 도시에서는 100% 신재생에너지로 시민들의 일상을 채운다.
스웨덴의 말뫼는 풍성한 매력이 가득한 도시다. 눈부신 자연과 쾌적한 건물들, 중세시대의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 여행자에게 선물 보따리를 가득 풀어준다. 말뫼에는 코쿰스 조선소의 대형 크레인 자리에 이제 ‘터닝 토르소’라는 고층 건물이 들어섰다. ‘북유럽에서 가장 창의적인 디자인의 건물’이라는 칭송을 받는 이 터닝 토르소는 최소의 탄소배출량과 최대의 효율적 에너지 관리로 그 명성이 드높다. 이제 말뫼는 유럽을 대표하는 친환경 에코도시로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중의 하나로 거듭났기 때문에 북유럽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최고의 명소로 꼽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