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는 ‘진리’를 추구한다. 진리(Truth)는 진실(reality) 또는 진짜(genuine)와 관련된 것으로서, 사전적 의미는 “참된 이치 또는 참된 도리”라고 정의하고 있다. 반면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진리’를 구약에서는 ‘완전하고, 정의롭고, 진실하고, 거짓이 없고, 공의로우시고 바르신 하나님’(신32:4), 신약에서는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선언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진리’(요14:6)라고 이해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본성과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통해서 나타난 정의와 공의의 실현을 의미한다.
높은 단계의 안정된 사회는 진리와 정의가 시대정신을 이끄는 사회이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 사회를 들여다 보면 일부 보수 정치권과 기독교계가 천민자본주의와 기복주의 신앙의 공생을 위해 결탁하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상식을 벗어난 행동으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있어 혼돈을 넘어 마치 암흑시대로 회귀한 듯한 듯하다. 역사는 흔히 중세를 가리켜 암흑시대라고 부른다. 인류사에서 문화가 쇠퇴한 시기를 가리키는 이 표현 은, 정치와 종교가 인류문화에 선한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결과로 귀결된다.
한국교회는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 당시부터 정교유착에 의한 보수화가 강력하게 진행되었다. 월남자 한경직 목사는 이승만과 동조하여 ’진보는 빨갱이‘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관변단체인 ’서북청년회(단)와 ’대한반공청년 단‘을 구성하여 보도연맹사건, 제주 4.3사건 등을 통해 테러와 부정선거, 학살과 약탈 행위를 조장하였다.
5.16 군사반란이 일어나자 김준곤 목사는 박정희를 위한 국가조찬기도회를 열고 “군사혁명이 성공한 이유는 하나님이 혁명을 성공시킨 것이다”라며 축복하였다. 그는 유신이 선포되자 “10월 유신은 실로 세계 정신사적새 물결을 만들고 신명기 28장에 약속된 성서적 축복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12.12 군사반란과 5.18 국가폭력으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위해 기도회에서는, 전두환을 여호수아에 비교하며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직책을 맡아 사회악을 제거하고 정화할 수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축복하였다.
한경직, 조용기, 김장환 목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대성회’라는 집회를 갖고 5.18민주화운동을 좌익운 동으로 규정하였다. 한경직 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조직하여 ‘비상구국기도회’를 주도하며 한국 교회를 보수화시켜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었다.
일명 빤스 목사 전광훈은 한기총을 접수하고 극렬한 선동으로 ‘태극기부대’를 이끌며, 보수화된 교인들을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의 전위대로 만들었다.
윤석열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다” 고 하였다. 비상계엄령과 포고령, 계엄군의 작전을 살펴보면 그 내용과 절차에 있어서 시대착오적이며 헌정질 서를 유린하는 불법적 비상계엄인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과 그의 지지자들은 공정과 상식을 외치나 오히려 자유와 민주주의를 스스로 파괴하는 우를 범하고, 자신들은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는 천부적 왕당파처럼 행세하고 있다. 한국의 기득권 세력은 일제시대, 제주 4.3사건, 5.15 군사반란, 10월 유신, 12.12 군사반란, 그리고 검찰 독재에 부역한 정치인과 경제 인, 뉴라이트와 극우 유튜버들로서 다수의 보수기독교인이 포함되어있다. 그들은 파워 엘리트 집단을 형성하고 고도성장의 특수를 누리고 있는 자들이다. 이런 자들이 ’적반하장‘으로 민주시민과 의회주의 정치인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옛날에 한 도적놈이 도둑질을 하다가 발각되자, 오히려 도둑맞은 사람을 몽둥이로 때리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은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오히려 당당하게 큰소리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기철 목사는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하고 반대운동을 하여 네 차례나 구속되었지만 굴하지 않았고, 조선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로부터 파면당하였으나, 끝까지 진리를 고수하다가 일제로부터 10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 순교하였다. 히틀러에 광기에 저항했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그리스도인은 기도해야 하고 동시에 사람들 사이에서 정의를 행해야 한다. 악을 보고 침묵하는 게 악이다”고 하였으며, 교회의 공적인 사명을 강조하고 정의를 실천하다 순교하였다.
맹자는 ‘의’를 ‘수오지심(羞惡之心)’, 즉 “내 잘못을 부끄러워할 줄 알고, 남의 잘못을 미워할 줄 아는 마음” 이라고 정의하였다. 일제 강점기를 ‘식민지근대화론’으로 분칠하고, 반민주 세력인 독재정권을 ‘권위주의 정권’ 이라고 희석하며, 군사독재 시대를 ‘산업화 시대’로 포장하여 면죄부를 주려는 뉴라이트의 영향력이 사라져야 교회가 바르게 선다. 군사 반란으로 시민들이 죽어가고, 검찰이 무도하게 법을 집행하고, 역술인들과 이단들이 국정에 관여해도 침묵하는 교회에 과연 진리와 정의가 존재하며 시대정신을 끌 수 있을까?
MZ세대는 눈에 보이는 사실을 보편적 사고로 보지 않는 기성세대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교회 에서 사라진 진리와 정의와 공의를 찾으려고 세상으로 뛰쳐나갔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독일 민족을 대표해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사죄하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와 인권센터는 ‘제주4.3역사 정의와 화해를 위한 기도회’에서 “우리 안에 무서운 폭력성을 회개합니다. 우리의 잘못을 사죄합니다. 십자가 아래 화해의 여정에 무릎을 꿇고 참여합니다”며 기도하였다.
종교와 정치, 교회와 국가는 긴장 관계에 있어야 한다. 교조적인 사고에 빠지면 정치와 영합하게 되고 교회는 타락한다. 국가 지도자를 위하여 기도했다면 또한 국가 지도자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어야 올바른 교회의 모습이며 시대적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
정의(Justice)는 공적이며 법적인 덕목이고, 공의(Righteousness)는 공적이며 사회적인 덕목이다. 지나간 한국교회를 대표하였던 목사들의 과오를 대신하여 현재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사들이 진정으로 무릎을 꿇고 사죄할 때 교회 안에 공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흑암을 비추는 빛이 되어 교회가 다시 살아나고 진리와 정의가 시대 정신을 이끌 수 있게 될 것이다.
편집장 Joshua Ch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