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없이 사는 삶은 무모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겁함을 보이는 사람들은 부정과 무능의 순환을 지속해 나갈 위험성이 높다
용기는 단순히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맞서는 것이다
하늘을 우러러보나 땅을 굽어보나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이 살아가길 원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때로는 개인적으로 때로는 국가적으로 부끄러운 일을 행할 때가 있다. 흠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완벽한 제도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므로 자신을 끊임없이 살피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맹자는 말하길 사람은 인, 의, 예, 지의 네 가지 덕성을 가지고 있는데, ‘수오지심’ 즉,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짐승이라고 하였다.
예수님도 양심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서기관들과 바리세인들의 행위에 공분하시며, “뱀들아 독사의 자식들 아” 하시고 사람다움을 상실한 그들을 간악한 짐승으로 취급하였다.
법은 정의를 전제로 하지만 정의를 구현하지 못한다. 결국 정의의 수단으로 법을 집행하고 운용하는 사람의 인격이 중요하다. 그것은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과거에 선비들은 살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몸가짐이 바르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며 기품있는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중세 유럽에 신사의 조건으로 ‘기사도’ 정신이 있다. 기사도란 영웅이 갖춰야 할 이상적인 품성으로 무용, 성실, 명예, 예의 등의 덕목이 있었다. 윗사람에게는 겸손으로 동료에게는 예의로 약자에게는 연민으로 대했다.
중세의 몰락 이후 기사도를 대신하여 ‘신사도’가 나타났다. 이는 명예의 존중과 관용, 봉사, 페어플레이 정신 등으로 자신의 인간적인 존엄성과 살아가는 방식을 비겁함과 바꾸지 않겠다는 철학이 있었다.
‘노블레스 오블레주’는 프랑스어로 “귀족은 의무를 갖는다”는 뜻이다. 사회 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구절이다.
현대를 물질만능주의시대, 독점자본주의시대, 무한경쟁시대로 표현할 때, 마치 사파리에 와있는 듯이 섬뜩하 다. 정치계, 종교계, 경제계 등 사회 지도층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 또한 저항력이 발동한다. 벽창호처럼 고집만 세고 남의 말을 듣지도 않고 융통성은 전혀 없고 도대체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안무치한 인간들로 넘쳐 나기 때문이다.
부끄러움 없이 산다는 것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부족함을 반영한다. 상대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고 성찰 없이 자신의 결정을 계속 강요한다.
또한 부끄러움 없이 사는 삶은 무모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할 의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의 안위와 명예를 드러내는 데에만 치열하게 반응한다.
결국 이 같은 행동은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한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신뢰 와 존경이 사라지게 하며 궁극적으로 적대적인 환경과 같은 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물며 국가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대통령이 그와 같으면 온 국민이 함께 고통을 나누어지게 될 것이고, 종교 지도자가 그와 같으면 혼란에 빠진 신도들은 선악을 구분하지 못하고 망둥이처럼 날뛰게 될 것이다.
반면에 비겁함은 인정된 잘못에 직면하여 행동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비겁함은 불의에 맞서거나 잘못을 인정하는 등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신 모른 체 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본질적으로 비겁함을 보이는 사람들은 부정과 무능의 순환을 지속해 나갈 위험성이 높다.
비겁함에 굴복하지 않고도 이해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은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용기는 단순히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맞서 자신의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이다. 이런 사람은 용기 있을 뿐만 아니라 정의롭고 겸손하다. 또한 그들은 자신의 단점과 결점, 그리고 행동의 결과를 인정하고 시정할 줄안다.
우리는 왕정시대의 백성이 아니라 공화국의 국민이며 민주주의 시민이다. 기사처럼 명예롭게, 신사처럼 관용하게, 선비처럼 기품있게 살아가는 시민들로 채워질 때 망나니의 칼춤도 잠재울 수 있다. 부끄러움과 비겁함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용기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
<편집장 Joshua Ch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