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되었다. 200여 국가와 지역에서 5,000여 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다국적 자원봉사자들과 중보기도 팀의 헌신이 뒷받침되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한국에서 치러진 전 세계적인 선교대회를 알기 쉽게 간단히 소개한다.
로잔 운동은 복음주의 전통을 가진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신실하게 선포하는데 하나 되기 위하여 존 스토트와 빌리 그래함에 의해 시작된 대표적인 복음주의 세계선교운동이다.
스위스 로잔에서 1974년에 열린 제1차 로잔대회는 ”온 땅이여, 그의 음성을 들으라“는 제목으로 개최되어 150여개 국가에서 2,700여 명이 참석하였다. 남미에서 해방신학이 대두되고 개발도상 국가들로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개최된 대회에서는 교회가 복음 전도와 함께 사회 책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로잔 언약’이라는 역사적인 선언을 통해 구체화함으로써 세계선교의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세계교회가 협력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2차 로잔대회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주를 선포하자; 모든 구성원들이 모든 복음을 가지고 모든 나라에게“라는 제목으로 1989년 170개국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오순절교회 계통과 비서구권의 다양한 지역 기독교 지도자들이 다수 참석하여 교회의 다양성을 확인하고 은사주의가 반영된 글로벌 선교전략을 세우게 되었다. 미전도 종족을 위한 선교에 문화적 요소의 이해와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 관심을 높였다. 21개 항목의 ‘마닐라 선언’은 다양한 교회와 신학, 민족과 종족을 인정하면서도 종교다원주의를 배격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강조함으로써 복음주의 신앙을 표방하였다.
제3차 로잔대회는 ”온 세상으로 그분의 음성을 듣게 하라“는 제목으로 2010년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198개국에서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가난과 질병, 인종차별과 인신매매 등 구체적인 사회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함으로써 복음의 영혼 구원과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글로벌 이슈가 통합적으로 선교에 적용되어야 함을 확인하였다. 이 대회의 특징은 대회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선교에 온라인, 소셜미디어, 위성
방송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디지털 선교의 새 창을 열었다. ‘케이프타운 서약’1부는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성경적 확신들을 다루는 신앙고백을, 2부에서는 그에 따른 그리스도인들의 행동 요령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인천에서 열린 제4차 로잔대회의 조직위원장은 국제 로잔 마이클 오 총재와 한국 로잔이재훈 의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마이클 오 총재는 ”시대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가 극심해지고, 내부적으로 기독교를 위협하는 요소와 갈등이 생길 때, 이 시대의 신학적 질문들을 다루어고자 이 모임이 필요하다고 하며, 겸손한 경청을 통하여 세계의 가장 큰 필요와 기회를 파악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실패한 길을 회개하며, 복음의 능력과 소망을 우리의 말과 삶으로 세상과 나누자”라고 대회 소견을 밝혔다.
‘서울 선언문’은 복음, 성경, 교회, 인간, 제자도, 열방의 가족, 기술’이라는 7가지 큰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4차 대회의 3가지 특징을 나타내준다.
첫째, ‘복음주의 성경해석’이다. 신구약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것으로써 그 진실성과 권위, 그리고 신앙의 유일하고도 정확무오한 척도임을 믿는 신앙을 재확인함으로써 ‘동성애는 죄’라고 명료하게 천명하였다.
둘째,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다. 복음 전도의 한 축인 사회적 책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시도가 이번 대회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세상의 갈등과 분쟁에 대해 하나님의 정의로운 화해와 평화 선언은 근본주의의 폐쇄성을 피하고 인본주의를 견제하며 인류의 청지기 사명을 재인식하는 선교적 의미를 갖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셋째, 4차 대회의 키워드는 ‘디지털 시대의 사역’이다. 현대 사회는 생명공학, 유전공학,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디지털 기술의 첨단 과학기술의 영향력이 커가는 시대에 직면하였다. 사역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 디지털 교회, 디지털 시대의 복음 전도 등의 혁신적인 접근방식은 복음주의에 입각한 총체적 복음 전파에 방점을 두었다.
로잔 운동은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자”는 구호로 축약되며, “복음-교회- 세상”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전개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복음 전도의 우선성을 표방하는 로잔 운동의 이러한 성격은 로잔 언약과 로잔대회 문서들에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표명되어 있다. 그러나 소수이지만 로잔 정신을 따르지 않는 행보를 보이기도 하였다. 제2차 마닐라 대회는 근본주의적 은사주의에 치우치고, 제3차 케이프타운 대회는 자유주의적 신복음주의로 흘렀다면, 제4차 서울-인천 대회는 복음주의 선교 로잔 정신으로 복귀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초 로잔대회에서 존 스토트는 그의 자서전 ’거룩한 열망‘을 인용하여 ’사회적 책임‘을 로잔언약에 수록하였으며, 빌리 그래함은 “우리는 복음전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제 강연하여 두 사람 사이에 이해충돌이 있었으나 빌리 그래함이 수용하여 세계선교의 지평을 넓혔다. 따라서 개인의 신앙과 교단의 교리에 다소 약간의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신앙고백이 같은 교회들이 서로 교제하며 세계선교를 위해 협력하는 것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전도와 선교의 활력을 되찾는 데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