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사업하는 영국인 귀족이 살고 있었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신앙의 명문 가정을 세워 나가고자 노력했다. 주일이 되면 빠짐없이 온 가족을 데리고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자녀들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교육하여 신앙 안에서 바른 인격 형성을 획득하도록 노력하였다.
사업은 번창했고 가정은 평안했으며 자녀들도 신앙 안에서 잘 자라주었다. 어느 날 영국 신사는 가정의 잡다한 일을 맡길 소년 한 명을 하우스 보이로 채용했다. 소년은 조용한 성격을 가진 자로 성실하게 자기의 맡은 일에 충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영국인 귀족을 찾아와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내가 이 집에서 일한 지 꼭 석 달째 되는 날입니다. 내 마음속에 뜻한 바가 있어서 이제는 이 집을 떠나야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나를 잘 돌보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작별 인사를 하였다.
이제 막 정이 들어 한 가족처럼 지내려는데 그만 떠나겠다는 말에 영국인 귀족은 너무나 아쉬웠다. 그래서 그는 소년에게 월급을 더 올려줄 테니 떠나지 말고 그대로 머물러 있으라고 권했다. 그러자 소년은 이런 말을 하였다.
내가 돈 때문에 여기를 떠나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이 집에 오기 전에 한 가지 결정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나는 기독교를 믿어야 할지, 이슬람교를 믿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기독교를 믿는 집에서 3개월 일해 보았으니, 다음은 이슬람교를 믿는 집에 가서 3개월 일해 보고 난 뒤에 내가 믿을 종교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아찔함을 느꼈다. 누군가 나의 행위를 보고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 생긴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진정한 믿음은 실천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삶에서 행위로 드러나야 한다. 우리의 언어와 행동은 다른 사람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서신의 하나인 야고보서는 믿음으로 구원 얻는 이신득의 사상에 기초하여 구원받은 자의 행위, 곧 믿음의 실천적 측면을 강조한 서신이다. 야고보서는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고 구원의 은총을 입은 자들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구원은 믿음으로 받는다. 하지만 그 믿음은 행위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믿음과 행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야고보서는 행함이 없는 거짓 믿음이 범람하는 이 세대의 성도들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의 믿음을 점검해 보는 훌륭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자들이다. 그리고 신앙고백으로 구원받은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자들이다. 신앙고백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신앙고백과 생활이 일치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오늘날 신앙고백에 머물러 있는 성도들이 많다는 것이다.
영국 귀족의 집에서 하우스 보이로 일했던 그 소년이 이슬람교가 아닌 기독교 가정인 영국 귀족의 집으로 다시 돌아와서 당신은 행함으로 내게 믿음을 보여주었노라고 인정하고 한 가족처럼 그 가정에서 지냈으면 하는 소망이다.
약 2:18,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 하리라’
홍성관 목사
